두산중공업이 고정비 감축을 위해서 '휴업'을 선언하였습니다. 업계는 조심스럽게 높은 부채와 실적 둔화로 파산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부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는 휴업 시행 범위를 놓고 노사 갈등이 불거지면서 당분간 평행선을 달릴 조짐입니다. 2018년 말 한시적으로 사무직 대상으로 조기퇴직 연령을 낮춘 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기술직과 사무직을 포함해 만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두산중공업은 노사와 함께 사태가 이 지경까지 된 원인을 분석하여 휴업 규모를 논의하는 수순이 예상됩니다. 두산중공업이 파산 위기에 빠진 '진짜 이유'가 뭔지가 중요해졌습니다. 관련 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7조 원에 달하는 일감 수주를 중단시킨 '탈원전' 정책과 석탄 화력 발전사업의 부진, 가스터빈 등 신사업의 한계가 주요 원인으로 파악되지만, 재무적인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 실적이 둔화하였을까? 그 원인은?
사실 정부의 '탈원전' 선언으로 두산중공업의 위기가 불거졌다고 알려져 있지만, 두산중공업 전체 매출에서 '원자력' 발전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수년 동안 20% 정도였습니다. 오히려 석탄 화력 발전 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의 60~70%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국내를 비롯하여 해외에서도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떠오르면서 석탄 및 화력발전 건설 사업의 매출이 줄어든 게 크게 작용하였습니다. 신규수주 석탄 화력 발전 급감으로 2016년 9조 원이 넘던 두산중공업 신규수주는 2018년 4조 6441억 원으로 곤두박질쳤고, 2019년 3분기 말 기준 2조 1484억 원으로 감소하였습니다.
이는 석탄 화력 발전 등의 신규수주가 2016년 7조 4794억 원, 2018년 3조 8245억 원, 2019년 3분기 말 1조 5598억 원으로 급락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국내에서 석탄 발전을 줄이려는 원인도 있었지만, 그보다 해외에서의 수주 감소 타격이 더 컸는데 두산중공업 석탄 화력 발전 수주의 60% 이상을 해외수주이기 때문입니다.
두산중공업은 왜 자금이 없을까?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 트렌드를 두산중공업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글로벌 에너지 환경 변화에 대비해 신성장 사업을 준비하였습니다. 그게 바로 액화 천연가스(LNG)를 연료원으로 가동하는 가스터빈 제조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2013년부터 1조 원을 이 사업에 투입했고 지난해 한국 최초로 최종 조립에 성공하였습니다. 그 결과 미국과 독일, 일본 등에 가스터빈 기술을 확보한 국가가 된 것은 물로 한국에서만 10조 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자체 성능시험과 설치, 시운전까지 거쳐야 하는데 2022년 이후에야 상용화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수주 감소로 현금 유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회사인 두산건설이 2013년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대규모 미분양에 빠졌습니다. 또한 2007년 인수한 밥캣(현 두산밥캣)도 재무 부담도 뇌관이 되었는데 당시 4조 5000억 원 을 들여 밥캣을 인수 인수금액의 80% 정도가 차입이었습니다. 두산중공업이 바로 이들의 자금줄을 떠맡고 있었는데 2013년 이후 유상증자와 현물출자, 상환전환우선주(RCPS) 정산을 통해 총 1조 7000억 원을 두산건설에 지원하고 두산 밥캣의 일부 지분을 파는 등 자산매각도 병행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3조 원대 수준이었던 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 5조 원을 넘었으며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72%에서 186%로 높아져서 영업활동만으로는 금융비용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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