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맥주 브랜드 대결 카스 VS 테라
2019년도 국내 맥주 브랜드 돌풍은 하이트진로의 테라였습니다. 출시 9개월 만에 4억 5천만 병을 돌파하며 하이트진로와 OB의 양강 구도를 만들어 냈습니다. 소비자들은 병의 디자인, 그중에서도 녹색병에 호기심을 자아냈고 맛 또한 카스와 어떻게 다른지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끝없이 실적이 내려가는 하이트진로에 대해 과연 테라가 작년에 구세주로 등장하며 실적은 물론 젊은 층 대상으로 테슬라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테라는 특히 '테슬라(테라+참이슬)', '테진아(테라+진로이즈백)' 같은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심) 열풍에 힘입어 판매가 급증하였습니다.
하이트진로는 1996년도부터 2011년까지 약 15년간 한국 맥주 1위를 지키던 기업이었지만 2012년부터는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오비맥주에 내준 후 2위에 머물렀습니다. 당시 하이트진로가 맥스에 이어 드라이피니쉬d를 출시하며 브랜드 다양화에 나선 사이 오비맥주는 카스에 집중하면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강자인 테라가 등장으로 테라가 빼앗긴 1위를 찾아올 수 있는가는 증권가의 관심거리가 생겼습니다.
테라의 시장 점유율은?
테라가 출시되면서 점유율에 변화가 생기기 전까지 2019년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약 60%를 차지했고, 그 뒤를 하이트진로가 30%로 뒤따르는 점유율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2019년 2~3분기 오비맥주의 점유율이 5% 안팎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이를 고려하더라도 역전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꽤 필요해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증권가에서는 테라의 점유율 확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9월 식당 방문을 통한 맥주 제품별 점유율 설문과 판매 시점관리(PO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 주요 지역(강남, 여의도, 홍대) 식당 맥주 점유율이 테라 61%, 카스 39%를 기록했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역별 테라 점유율은 강남 55%, 여의도 74%, 홍대 55%를 기록하였고 출시 후 판매 2억 병(330mL 기준) 돌파 시점을 비교하면 테라는 출시 160일 만에 2억 병을 달성하였습니다.
출시 후 1억 병 판매 속도가 테라보다 빨랐던 카스는 2억 병 돌파에 173일이 소요되었는데 증권가에서는 지난 10월 오비맥주가 카스 가격을 인하하며 이례적으로 인상 전 가격으로 회귀한 것을 두고 테라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맥주 전쟁의 대반격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정시장에선 카스와 오비맥주 점유율은 변동이 없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 산업통계정보(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맥주 성수기인 3분기 맥주 전체 소매점 매출액은 8,867억 원으로 집계되었으며 이중 오비맥주의 3분기 소매점 매출은 54.3%인 4,818억 원으로 밝혔습니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21.6%인 1921억 원, 하이네켄이 464억 원인 5.2%, 비케이가 423억 원인 4.7%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가정시장과 유흥시장이 별개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가정시장에서의 맥주 선호도가 유흥에서도 이어진다"며 "맥주는 마케팅에 따라 상권 점유율이 크게 좌우되어 일부 상권을 기반으로 점유율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회사 자체적으로는 테라 출시 이후 판매량과 생산량을 바탕으로 추정한 점유율 변화는 거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테라와 기존 하이트의 카니발 효과(신제품 출시에 따른 기존 제품 매출 감소)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테라가 작년 여름 맥주 성수기부터 유흥시장의 판도를 빠르게 바꾸며 맥주 판매율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고"고 밝혔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테라가 인기를 끌고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점유율이 올라가도 작년 3월에 출시된 만큼 당장 업계 순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OB맥주 반격 전략은?
실제로 테라의 공세에 맞서 오비맥주 역시 왕좌를 지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비맥주는 지난 4월 테라 출시 시점에 맞춰 기습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가 8월에 다시 가격을 한시적으로 인하한 바 있습니다. 이후 지난 10월 다시 2020년 말까지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비맥주의 오락가락 '가격 정책'은 테라를 견제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해석되는데 테라 출시 직전에 갑자기 가격을 올린 이유는 도매상들이 카스를 미리 구매해 창고에 쌓아두도록 함으로써 테라를 받지 못하도록 유도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그래야 테라의 초반 기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나왔고 이후 다시 가격을 인하해 '정상화'한 이유는 가격 경쟁력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비맥주가 최근 OB라거를 다시 시장에 내놨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OB라거는 지난 1996년 영화배우 박중훈과 가수 박준형이 출연한 이른바 '랄랄라 댄스' 광고로 인기를 끌었던 제품인데 이번에는 원조 모델인 박준형과 함께 광고계의 대세로 떠오른 배우 김응수가 출연해 예전 '랄랄라 댄스'를 선보이는 광고를 내놨습니다. 과거 오랜 기간 왕좌의 자리를 지켜왔던 OB 브랜드를 강조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의 공세에 맞서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면서 카스와 테라의 이른바 '카스테라' 전쟁은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세를 이어가려는 테라와 그 흐름을 꺾으려는 카스간 '본게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며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비맥주 출고가가 정상화했고, 롯데칠성도 경쟁에 가세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2020년 맥주 시장은 더 뜨겁게 달아오를 공산이 크다"면서 "일본 맥주를 필두로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던 수입 맥주도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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